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화학유해물질을 억제하기 위해 마련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화학물질 전략에 따른 규제 로드맵(Restrictions Roadmap under the Chemicals Strategy for Sustainability, 이하 ‘규제 로드맵’)’을 2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공개된 규제 로드맵은 유럽연합(EU) 그린딜의 세부 전략 중 하나인 ‘무독성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화학물질 전략(chemicals strategy for sustainability towards a toxic-free environment)’의 일환으로, 환경과 사회, 인간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 사용을 법적으로 일관적이게 억제하려는 목적 아래 마련된 규제이다. 로드맵은 발암성·돌연변이성·생식독성(CMR), 잔류성·생물축적성·독성(PBT), 고잔류성·고생물 농축성(vPvBs), 내분비장애(ED), 면역독성 물질, 신경독성 물질, 호흡기염, 특정표적 장기독성(STOT)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을 식별한 롤링 리스트(Rolling List)를 제시했다.
롤링 리스트란 우선순위를 정해 집중 해야 하는 영역을 명시한 리스트를 뜻이다. 규제 로드맵에 제시된 롤링 리스트에는 암, 호르몬 교란, 생식독성 장애, 비만, 당뇨, 기타 질병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의 범주 아래, 이미 유럽연합에서 제한을 받고 있거나 제한 대기 목록에 올라간 물질을 포함해 새롭게 검토가 필요한 물질이 리스트화 되어 있다. 롤링 리스트에 올라간 화학물질은 정기적으로 검토 및 업데이트되어 2027년 개정 예정인 REACH에 반영된 후 최종적으로 사용을 제한받을 방침이다.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는 화학물질로 인해 발 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인간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채택되어 2007년 6월 발효된 EU 규정이다. REACH 규정에 따라, EU 내에서는 연간 1톤 이상 제조 또는 수입되는 모든 화학물질(혼합물 및 화학물질을 포함한 제품)에 대해 유통량 및 유해성 등에 따라 등록 평가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EU에서 연간 1톤 이상 제조, 수입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제조, 수입자가 위해성 정보 등을 등록하면, 유럽화학물질청(ECHA)과 EU 회원국은 등록 서류 검토와 함께 물질의 위해성을 평가하게 된다. 등록된 정보를 토대로 위해성이 있는 물질에 대해서는 제한이라는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되고, 궁극적으로 대체 물질 개발을 고려해야 한다. REACH는 화학물질 규제 대상과 제재 조치 변경 사항을 반영해 정기적으로 개정되고 있는데, 2027년 개정에 규제 로드맵의 롤링 리스트를 반영해 엄격히 법적으로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EC는 ‘공개된 규제 로드맵이 무독성 환경을 조성하고자 유해한 화학물질을 세계 최대로 규제하려는 유럽연합 계획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차후 규제 대상이 될 화학물질 목록이 담긴 롤링리스트는 규제 작업에 대한 투명성을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하고, 기업들이 규제 물질을 미리 파악해 유해성이 낮은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럽환경국(EEB)은 “최대 1만2천여개의 화학물질이 규제 로드맵 롤링리스트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EU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행성 화학물질 제한 목록을 갖게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화학물질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인간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발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 등은 대규모 유해성 화학물질 제한의 발판을 마련하는 규제 로드맵 공개를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일부 산업계, 특히 화장품 업계는 ‘합성물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선크림이나 향수 등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Guardian, 2022.4.25)
(Europa, 2022.4.25)
https://ec.europa.eu/docsroom/documents/49734